▲ 지난 달 3일 오후 서울역 KTX회의실에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과 깐디두 반두넴 앙골라 보훈부 장관이 협약서에 서명했다.

지난 달 3일 국가보훈처가 앙골라 보훈부와 보훈정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최근 불고 있는 ‘정책한류’ 열풍에 힘을 더했다.

호국영웅과 순국선열의 명예를 드높이고 희생과 공헌에 보답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우리 보훈정책을 저 멀리 아프리카 앙골라에 전수하게 되다니 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

대한민국과 앙골라는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양국이 가진 역사적 아픔은 놀랄 만큼 닮아있다. 앙골라는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직후부터 27년간의 내전을 겪은 뒤 2002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평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독립과 전쟁의 굴곡을 지나면서 앙골라에는 참전유공자, 상이용사, 전쟁미망인과 고아 등이 상당수 생겨났고, 평화협정으로 군 병력이 25만 명에서 9만 명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제대군인의 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이에 앙골라 정부는 정당한 보상정책 및 효과적인 사회복귀정책 등을 마련해 이들을 다시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사회재통합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안게 됐다. 앙골라는 그에 대한 해답을 대한민국에서 찾았다.

앙골라 정부는 우리의 선진보훈정책 전수를 강력히 희망하면서 반두넴 보훈부장관을 비롯한 앙골라 참전군인협회장 등 15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우리나라에 파견했고, 협력이 필요한 정책 분야와 협조방향에 대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앙골라 대통령의 전권을 위임받아 한국을 방문한 이번 대표단은 “방한 기간 동안 서울의 중앙보훈병원, 제대군인센터, 현충원 등을 둘러보고 한국의 보훈정책에 매우 큰 감동을 받았다. 앙골라에도 이러한 제도가 마련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며 참전용사와 제대군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해결책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MOU 체결로 한국과 앙골라는 참전유공자 및 제대군인을 위한 직업훈련활동, 의료지원활동 등에 대한 활발할 교류를 하게 될뿐 아니라 양국의 참전유공자 및 제대군인 단체 간 교류도 추진하게 된다.

앙골라는 북한과 1976년 수교한 이후 꾸준히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나라다. 그러나 대표단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졌으며 형제관계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자 3월 의장국으로서 이번 방문이 대북제제 결의안을 이끌어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프리카 지도국가의 하나인 앙골라와의 우호관계를 증진해 북한의 비핵화 등 현안에 협력한다면 우리로서는 국가방위를 튼튼히 할 수 있을뿐 아니라 평화통일에도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울러 풍부한 자연자원과 인적자원을 가진 앙골라와의 관계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의 아프리카 영향력이 증대돼 국제적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수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왕

국가보훈처 제대군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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