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라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른 지 두 달이 지나갔다. 병원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듯하고, 진료를 기다리는 국가유공자분들의 표정에도 오래간만에 온기가 느껴진다. 돌이켜 보면, 지난 두 달간 우리 의료진을 비롯한 직원들은 낮과 밤을 넘나드는 긴장과 고독 속에서도 버텨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이겨냈다. 우리 중앙보훈병원은 지난 5월부터 메르스 감염의 위험성을 감지하고, 국가유공자들을 지켜내기 위한 사투를 시작했다. 보훈병원은 70세 이상의 복합질환을 동반한 국가유공자들이 환자의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메르스에 특히
“자신들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키려는 요청에 응한 우리의 아들과 딸들을 기린다.” 워싱턴 DC의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새겨진 추모의 글이다. 쇄국정책을 유지하고 있던 조선에 통상을 요구하다가 대동강에서 불에 타버린 제너럴셔먼호(1866년) 사건과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강화도를 습격한 신미양요(1871년) 등 미국과의 만남은 처음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1882년 조선과 미국은 국교를 수립하였으나, 이후 일본의 조선병합으로 미국은 조선에서 멀어지게 되었다.태평양전쟁이 종결됨으로써 미국과 재회한 대한민국은
한국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3년 10월 1일 한미 양국 외무 장관은 한미방위 조약에 조인, 두 나라는 동맹국이 됐다. 62년이 돼가는 현재도 한미동맹이 건강하게 지속되고 있으니 한미동맹은 가히 동맹의 역사에 나타나는 몇 안 되는 역사 깊은 모범적 동맹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물론 한국 국회는 한미방위조약의 마지막 조항인 제 6조의 두 번째 문장, 즉 동맹의 종료에 관한 조항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의 수정을 요구했다. 한미상호방위 조약 제 6조는 한미 방위조약은 영원히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전제한 후 어느 일방이라도 한미상호방
최근 동북아 정세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종전 70년을 맞아 미국을 방문해 의회 합동회의에서 처음으로 연설을 하는가 하면, 이에 대응해 중국과 러시아는 ‘신 밀월’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긴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외교가 위기인가 아닌가 하는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미일정상회담을 전후로 동북아의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는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동맹의 기저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공유해왔다. 2009년 6월 16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 정
지난 60여 년 동안 한국에서 미국은 한국의 평화와 번영, 민주주의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미국은 한반도가 분단된 이후부터 근대국가 건설, 한국전쟁 참여 및 구호, 북한의 침략 가능성으로부터 보호, 압축적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해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한미동맹은 외적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강화되어야 한다. 한국은 중국, 일본이라는 거대한 경쟁국가 사이에 있는 전형적 완충국가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은 이 두 경쟁국 사이에서 안보 딜레마 상황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북한 문제’는 한국에 매우 심각한 안보 문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백주에 테러를 당했다. 한미 양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다. 테러는 어떤 형태로든 정당화될 수 없는 반문명적인 폭력이다. 21세기에 들어서자 전 세계는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에 들어가면 인류는 평화와 협력의 세계에 살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인류는 점점 혼돈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고, 말보다 폭력이 앞서는 세계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럴 때에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지 가르던 기준도 흐려지게 되고, 참된 친구의 가치도 뭉개 버리려고 하는 무리들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무자비하
지난달 7일 일본 도쿄 주일본 한국대사관에서는 고령의 참전유공자들이 ‘6•25참전유공자 호국영웅기장’을 받는 행사가 열렸다.90을 넘은 10명의 노병들은 지난 6•25 전쟁 당시 유학 중이던 일본 현지에서 고국의 전쟁소식을 듣고 펜을 물린 채 총을 들고 참전한 재일학도의용군 용사들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재일학도의용군에 이어 일본에 거주 중인 용사들에게까지 호국영웅기장이 전달되자 참석자들은 감격했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과 유흥수 주일대사, 민단 중앙본부 단장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백척간두에 선 조국의 위기 앞에 자신
“갑자기 닥쳐온 통일은 동독사람들을 당황스럽고 힘들게 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건 우리에게 위대한 축복이었습니다.”2005년 동독지역 독일군 공보학교를 방문했을 때 구동독 외무성 차관이 필자에게 한 말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2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의 독일은 세계 최고의 문명부국이 되었다. 이 쯤 되면 독일국민에 있어 통일은 분명 축복이고 대박 사건임에 틀림없다.‘통일대박론’을 역설하며 국민에게 통일의 희망과 그 정당성을 강조해 온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통일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
국가보훈정책이란 ‘국가를 위하여 공헌하거나 희생한 자와 그 유가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통해 이들의 영예로운 생활을 보장하고 국민의 애국심을 함양하는 정책’을 말한다.보훈정책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번영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그리고 보훈제도의 이해와 정착은 국민들로 하여금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그런 점에서 미국의 보훈제도는 모범적이기도하지만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가져다 준다. 먼저 미국의 보훈제도는 제대군인부(Department of Veterans
국가보훈처는 금년 내내 ‘애국심 함양으로 평화통일 기반 구축에 기여하는 명예로운 보훈’이라는 비전과 목표 실현을 위해 ① 국가유공자를 명예롭게 하기 위한 정부주도 국가유공자 발굴 및 공훈선양, 국가유공자의 안정적 노후보장, ② 유엔참전용사를 위한 ‘유엔군 참전의 날’ 정부기념일 행사, 공훈선양 및 교류협력, ③ 제대군인 일자리 확보를 위한 부처협업 강화와 제대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 ④ 국민을 호국정신으로 하나 되게 하기 위한 범정부적 나라사랑 교육 추진과 국가상징을 통한 애국심 함양에 역점을 두고 힘껏 달려왔다.이 가운데
인류가 공동체를 형성하고 공동의 삶을 영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주변 환경으로부터 공동체의 안전을 확보하는 문제는 공동체가 추구하는 제1의 관심사였다.이러한 안보의 문제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류역사에서 안전보장의 역할은 공동체 구성원 중에서 소수의 집단에 의해서 수행되어왔다.이들이 전쟁에 나가 싸우는 이유는 편협한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확대된 자아로서의 공동체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희생이었다.펠로폰네소스전쟁사에서 보듯이 당연히 대부분의 공동체는 이러한 희생에 대해서 최대한의 물
20세기까지 국제관계의 양상이 지정학 그리고 군사력, 경제력에 기초한 국력을 축으로 하는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전개됐다면, 21세기 탈근대 국제사회의 양태는 개방된 소통 과정을 통한 설득과 이미지, 그리고 매력에 근거한 영향력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른 해체와 통합의 관계로 전환되고 있다.이제 국제관계의 변화현상 중의 하나는, 국가의 주권을 위임받은 특정한 대표에 의해서 수행되는 전통적 외교의 수행방식에서 벗어난 이른 바 공공외교 (public diplomacy)방식이 일상화되고 있다.말하자면 자국의 목표와 정책뿐만 아니라
조국광복의 환희와 기쁨을 누린 지 올해로 벌써 예순 아홉 해를 맞는다. 광복의 기쁨은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광복은 장장 50년(1895~1945)에 걸친 선열들의 피눈물 나는 항일 독립투쟁의 결과라는 점, 잊어서는 안 된다.돌이켜보면, 해방정국에서의 국제사회적 흐름은 우리 민족이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나라의 토대가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맞닥뜨린 세계적 이념 대립은 고스란히 한반도에 유입되었다. 그런 와중에 국토분단이라는 전대미문의 비극과 함께 급기야 동족 간에 6·25전쟁까지 치러야 했다.발전한 복지와 민주주의의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우선 G2의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일 년이 다르게 부상하고 있고 미국은 반년이 다르게 쇠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10년 일본을 추월했던 중국의 GDP는 2025년 경에는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급변하는 동아시아 안보환경 질서사실 구매력평가(PPP)를 기준으로 보면 중국은 올해 말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이 발표했다. 중국이 가지고 있는 외환보유액도 4조 달러가 넘는다. 이 중에서 미국의 국채만 1조 2,000억 달러를 가지고 있다.이와 반대로 미국
7월 27일은 ‘유엔군 참전의 날’인 국가 기념일이다. 정부는 유엔군 참전·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유엔군 참전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후대에 계승하기 위하여 유엔군 참전의 날을 지정하는 법률을 2013년 7월 26일 공포하였다. 이로써 우리는 7월 27일을 단순한 6·25전쟁 정전협정일로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정부주관으로 기념일 행사를 하고 나아가 참전국가간 확고한 우호협력을 구축하여 보훈외교를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유엔참전의 날 제정의 의미어떻게 보면 전쟁 당사국으로서 늦은 감이 없지 않
호국보훈의 달이다. 모든 국민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 북한의 적화전쟁에 맞선 반공전사, 산업화의 역군과 민주화 운동가들이 흘린 피와 땀의 의미를 되새기고 대한민국의 창조적 미래를 개척하는 결의를 다져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적 건국, 산업화·민주화의 압축발전을 거쳐 세계 중심국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분단해소와 통일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안고 있다. 대한민국은 건국혁명, 발전혁명에 이어 통일혁명을 향해 매진해야하는 것이다. 호국영령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넘어 민족 통일과 국운 도약을 명령하고 있는 것이다.대한민국 통
이태리 르네상스시기 피렌체의 대 사상가 마키아벨리는 그의 명저 ‘티투스 리비우스의 로마사논고’에서 공화주의의 철학을 정립하였다. 그는 공화정에서 누가 덕성을 가진 자인지 또 누가 배은망덕한 자인지, 그것이 민중인지 그것이 지도자인지를 물었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5세기가 지난 지금의 대한민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르네상스 피렌체와 오늘날 한반도가 유사한 대내외적 상황에 처해 있다. 이번의 ‘세월호 참사’는 우리나라 선박사고 중 가장 큰 참사로서 전 국민과 유족들에게 수없는 아픔을 가져다주었다. 그중 국민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대부분의 나라들이 보훈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 여러 정책을 기획하고 실천해가고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국가보훈처의 업무 영역이기도 하다. 여기서 우리는 당연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국가 보훈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보훈정책은 유공자와 유족을 위한 물질적?심리적 보상과 위안의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보훈정책을 좀 더 확장된 의미로 살펴봐야 하는데, 직접적인 보상과 위안의 대상이 아닌 국민들을 향하는 보훈이 있다. 그와 같은 보훈정책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으로, 국민들이 보훈의 가치와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원회는 국정비전으로 “국민 행복, 희망의 시대”를 제시했다. 세월이 유수와 같이 벌써 1년이 지났다.첫 해의 시행착오를 경험삼아 남은 임기 4년의 국정운영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국가보훈업무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시대와 정부에 적합한 그림을 제시하여 국가보훈의 업무가 국정운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적절한 시점에 주어진 기회는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직에게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맡은 바의 소임을 달성하는데 꼭 필요한 활력소가 되기
조국 대한민국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언설로 다 표현하기 힘든 애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다. 186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근대사와 1945년부터 시작된 한국현대사는 우리 민족이 BC2333년 나라를 세운 후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격동과 격변의 사건들로 점철되어 있다.특히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식민통치 기간인 일제강점기 동안 일제는 민족의 얼과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직접통치에다 동화정책을 병행하여 무자비한 폭력으로 우리 민족 구성원의 인권을 유린하고 억압했다. 이에 우리 민족은 일제의 잔혹한 통치에 민족수호의지와 자주정신으로 해방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