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지면 더 넓은 세상 열리고 앙상한 가지가 드러난다그만큼 하늘의 부피가 늘어난다낙엽이 진다그만큼 더 넓은 세상이 열린다 가을이면 사람 아닌 하늘이 먼저 보인다겨울도 그렇다 날씨 추워지면우리 체온이 올라간다체온의 높이 만큼이웃도 함께 가까워진다 낙엽다 떨어져도든든한 나무는 여전히나무다내년을 기약하며 그렇게 오늘을 버틴다나무는, 우리 모든 것 아닌가우리 세상의 모든 것 아닌가
아직 채 떨어지지 않은 노랗고 붉은 나뭇잎 위로 하얗게 첫눈이 앉았다. 가을과 겨울의 아름다운 공존. 자연의 조화 속에 우리는 쓸쓸함 대신 낭만을 얻는다. 겨울의 눈은 어디든 가리지 않고 소복하게 쌓여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음악으로 따지면 오케스트라와 같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온갖 악기가 모여 커다란 하모니를 만들고, 그 소리는 지난 1년 쉼 없이 달려 온 우리 마음에 작은 위안이 된다. 지치고 상처받은 한 해를 부드러운 클래식으로 마무리해본다. 서울시향 베토벤 ‘합창’(서울예술의전당, 12.21~22)서울시립교향악단은
얼굴은 내면의 정동을 드러내는 동시에 감춘다. 얼굴에 내면 정동이 다 드러나는 법은 없다. 그것은 감춤과 드러냄 사이에 모호하게 걸쳐져 있다. 얼굴에서 웃음과 울음이 몸을 섞으며 내면의 숨은 자아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얼굴에는 분노, 비탄, 슬픔, 기쁨 사랑, 동정, 질투, 미움, 경멸 따위의 표정들이 흘러간다. 얼굴은 태어날 때 부여받은 게 아니라 외부의 요구에 의해 발명된다. 이것은 연약해서 깨지기 쉽고 상처받기 쉽다. 얼굴은 몸에 귀속되지만 몸의 일부는 아니다. 얼굴은 그것이 가진 권력 때문에 몸에서 독립적 지위를
이제 2017년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기간으로 송년회 등의 모임으로 그만큼 술자리도 다른 때보다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는 몸을 상하지 않고 건강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주, 적당하면 약 지나치면 독술을 많이 마시면 술의 독(毒)이 몸 안에 쌓이게 됩니다. 주독(酒毒)은 몸 안에 계속 쌓이지 않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을 마시고 속이 너무 답답할 때 구토를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면서 살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알코올이 몸
유착성 관절낭염은 동결견이라는 용어로도 불리며, 어깨 관절의 통증과 함께 능동·수동적 운동범위가 점진적으로 제한되는 질환이다. 흔히 오십견이라고 한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관절낭 활액막하 층의 만성 염증으로 인해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섬유화되며 관절막의 유착을 유발하는 병적 상태를 말한다.유착성 관절낭염은 4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치료 선택과 예후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첫 단계는 통증기로 환자들은 대개 정상적 운동이 가능하지만 야간에 특히 심해지는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은 특정적으로 삼각근 시작부위(상완의 외측 중간)에 나타나며
▶‘행성 그 사이의 우리’토마스 사라세노(Tomas Saraceno)는 예술과 건축, 생물학, 천문학, 물리학, 항공우주학, 재료학 등 자연과학과 공학의 통찰과 지식을 아우르는 지속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아르헨티나의 건축가이자 예술가이다. ‘실현 가능한 유토피아’를 제안하는 아티스트인 그가 광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손을 잡았다. 2,317평방미터에 달하는 전당 복합1관 공간에 걸맞게 특별히 고안된 전시 ‘행성 그 사이의 우리’는 은은한 빛을 발하는 아홉 개의 거대한 구(Sphere), 먼지 입자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규모
빛고을 광주의 10월은 11월과 맞닿아 있다. 그 11월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 있다. 11월 3일, ‘학생의 날’ 지정의 근거가 된 이날은 항일 독립운동의 손꼽히는 중심점이다. 1929년 일제의 압박이 절정을 향해 가는 상황에서 들어 올린 이 횃불은 이후 광복으로 이어지는 민족운동의 커다란 에너지로 작용했다. 가을빛 짙어가는 광주 화정동,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11월을 앞두고 잦아진 방문객들을 휘해 활짝 문을 열었다.광주 도심에서부터는 조금 떨어진 곳. 그러나 새로운 삶터로 자리잡아가는 신도시 상무지구와 맞닿은 곳에 광주학생독
인왕산에 내린 깊은 가을가을빛이 성곽길로 내린다코스모스도 진 곳에 가을 꽃 화려하게 길옆을 늘어서고다시 사람들이 지나면빛은 더 널리 퍼진다 시간 지날수록 깊이 드리운 그림자가마음을 울리면 파란 하늘은인왕산을 넘어북한산으로 달려가며성을 잇고 사람을 잇고 그래서 이 가을가끔씩 차갑게 다가오는 바람마저훈훈한 온기로 남는다 더 넓어지는 오늘좋은 이웃이 되는 사람들그리고가을
가을을 맞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시리게 파란 하늘을 가리는 계절, 일찌감치 새봄을 준비하는 어린 잎새를 위해 자리를 비워주는 낙엽 한 장에 문득 눈길이 쏠렸을 때, 우리는 ‘순리대로 사는 것’에 관한 짧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가을은 글쓰기 좋은 계절이다. 그리고 노벨상의 계절이다. 올해 수상작과 최근 수상작을 통해 더 깊은 문학의 세계로 들어서보자. 남아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2017년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는 일본계 영국작가로 현대 영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특유의 문체
그 건물들의 입구에서는 아직도 옛날에 그곳을 건너질러 가는 습관을 익혔다가 그후 사라져버린 사람들이 남긴 발소리와 메아리가 들릴 것이라고 여겨진다.그들이 지나간 뒤에도 무엇인가 계속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점점 더 약해져가는 파동, 주의하여 귀를 기울이면 포착할 수 있는 어떤 파동이. 따지고 보면 나는 한 번도 그 페드로 맥케부아였던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었다. 그러나 그 파동들이 때로는 먼 곳에서 때로는 더 세게 나를 뚫고 지나갔었다. 그러다 차츰차츰 허공을 떠돌고 있던 그 모든 메아리들이 결정체를 이룬 것
건강하기 위해서 운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잘 먹기만 하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각종 성인병과 질환에 시달리기 쉽습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지만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운동보다 손해가 되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우선 자신의 나이나 체력에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합니다. 나이가 많고 기력이 약한 사람이 젊고 건장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격렬한 운동을 한다면 당연히 무리가 됩니다. 적당한 운동은 근력을 키워주고 기혈 순환을 촉진하므로 건강에 좋지만 너무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사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현대인에게는 꼭 무거운 걸 드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팔이 저린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데 4번 째, 5번 째 손가락만 저리는 증상이 생기는 이것을 ‘주관증후군’이라 합니다. 척골신경 압박 증후군, 팔꿈치 터널 증후군, 스마트 엘보 등으로 알려져 있는 주관증후군은 손목과 팔목을 많이 사용하는 가정주부, 요리사, 운동선수 등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기 쉬운 병입니다.이 질환은 팔을 굽힐 때 손으로 가는 척골신경이 압박을 받아 신경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생겨납니다. 척골신경은 손의 중요한 운동신경으로
서울 덕수궁.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야외에서 빛과 소리, 미술 작품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국립현대미술관은 대한제국 선포의 역사적 현장인 덕수궁을 배경으로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 빛·소리·풍경’전을 열고 있다. 오는 26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덕수궁 내 중화전 앞 행각, 함녕전 등 7개의 장소에 등 한국 작가 9명의 작품이 공개한다. 지난 2012년 덕수궁에서 개최한 ‘덕수궁 프로젝트’의 계보를 잇는 궁궐 프로젝트로 참여 작가들이 덕수궁 내 공간 곳곳을 탐구하며 역사와 현재를 연결하는 신작을 구상, 제작, 설치하는
9월 중순의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높다. 청명하다 못해 시리게 펼쳐진 가을하늘 아래로 백범 김구 선생의 기념관을 만난다.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그의 민족혼이 기념관 전체를 감싸고 있는 듯했다. 당당한 그 모습이 효창원의 중심을 잡고 서 있었다.백범김구기념관으로 올라가는 길에 먼저 마주치는 곳은 선생의 묘소. 일본 경찰에 쫓기느라 임종도 지키지 못했던 아내와 합장된 곳이다. 죽어서도 삼의사를 바라보고 싶다는 선생의 평소 바람에 따라 삼의사 묘역이 보이는 조금 높은 곳에서 자신이 이끌었던 한인애국단과 신민회 의·열사가 누운 자리를 지긋
그에게는 솟아나는 기상이 흐르고 있다. 씩씩한 청년의 꿈이 묻어나고 있다. 푸른 하늘과 땅을 버티고 선 당당함에 온몸이 달아오른다.소나무다. 가슴 붉은 이야기를 담은 소나무. 금강송. 우리의 역사와 사연과 아픔마저 녹여낸 그 자태가 아름답다. 그리고 비장하다.오늘 숲에서 만나는 끝없이 펼쳐진 금강송. 태곳적 이야기를 담은 이 길. 눈에도 마음에도 어느 하나 막힌 것 없이 시원하다. 우리 모든 길을 열어 제치듯 후련하다. 장쾌하다.너 나 그리고 함께 세상의 경계마저 여기에선, 무너져 내린다. 금강소나무태백산맥줄기를 타고 금강산에서 울
발을 디디는 곳 어디든 그곳은 길이다. 그 길을 사박사박 걷다보면 산책도 되고, 여행도 되고 마중도 되고 기다림도 된다. 먼지가 풀풀 나는 흙 길은 아스팔트로 바뀌었지만, 정갈히 다져놓은 길에서도 갖가지 생명이 솟아 올라오던 그 흙 길이 그리워진다. 길을 찾는 것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걸으면서 삶에 한줄기 색바람(이른 가을에 부는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싶은 그 마음은 모두가 같을 듯하다. 대전 대청호 오백리길 마음에 환기가 필요해 걷고 싶을 때에는 가벼운 운동화에 편한 복장으로 나서 아무 방향으로든 걷기만 하면 도보여행이
어른과 아이는 길을 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야 할’ 길이 있다. 이 날카로운 겨울에 그들은 자기들의 몸과 짐을 정해진 곳에 어서 빨리 배달해야 한다. 거기에 닿기도 전에 길이 다시 눈에 덮일지도 모른다. 지금 아낙이 친척 어른의 회갑 잔치에 한 양동이 술을 이고 가고 있다고 해도, 어떤 흥겨움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그들의 발걸음은 노동이다. 기쁨도, 슬픔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포부도, 적막한 겨울 풍경에 대한 어떤 방식의 명상도, 뺨에 부딪는 차가운 눈의 감촉도 저 목적에 대한 집념을 끝내 이길 수는 없다.
가을 감이 제철을 맞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폭넓게 재배되고 있는 감은 옛날부터 건강에 좋은 과일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감은 위장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감이 장 기능을 튼튼히 하지만 굳은 대변을 보거나 변비가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좋지 않고 감에 들어있는 타닌 성분은 철분이 흡수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철 결핍성 빈혈환자는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또한 잘 익지 않은 떫은 감은 소화효소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소화기관이 좋지 않은 분은 드시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모과는 기침을 가라앉히
3·1운동의 고장 천안 아우내 장터가 내려다보이는 흑성산 위로 깨끗한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걸려 있다. 평화로워 보이는 하늘과 산, 그리고 들판을 내달아 자리 잡은 독립과 호국의 상징, 독립기념관. 어려운 시절임에도 독립과 광복의 뜻을 되새기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국민 모두의 뜻을 모은 독립기념관이 이제 30년의 역사를 쌓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충시설의 하나가 됐다.국민의 염원으로 개관한 독립기념관은 지난 30년간 우리 민족의 혼이 숨 쉬는 곳, 독립을 향한 열정과 투쟁의 역사와 미래를 향한 희망이 살아있는 공
더 커다란 세상과 자연한반도 중앙의 어머니 같은 품지리산에 안개 같은 비가 내린다산은 그렇게안개처럼 산을 찾은 이들을 받아 안는다 높지만 끝없이 높지만많은 언덕들이 이어진 정상 그 능선을 따라 걸으면저 멀리 켜켜이 나를 지켜선 희미한 산들이 보이고그 너머로 쉼 없이 이 땅을 적시는 물빛 고운 섬진강이 다가온다 오늘 지리산을 찾은 마음들에서더 커다란 세상과 자연이 열린다